서울시와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장례위)가 서울광장에 설치된 백기완(향년 89세) 통일문제연구소장 시민분향소를 놓고 충돌했다.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는 18일 정오부터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장례위가 시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분향소를 일방적으로 설치했다며 불허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3월 31일까지 광장 사용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장례위 측에서 무단으로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9일 오전 11시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고인의 영결식도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2월부터 서울광장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장례위가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할 때 청원경찰을 동원해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환 장례위 대변인은 서울시의 불허 방침을 두고 "내일이 영결식이라 오늘밖에 분향소 운영을 못 한다"며 "시민들의 뜻을 외면할 순 없어 강행한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이어 "설 연휴에 확진자가 늘어나니까 급격히 입장을 선회한 것 같다"며 "야외 넓은 공간에서 묵념하는 게 그렇게 문제가 되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는 분향소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박 전 시장 분향소는 서울특별시장(葬)이었기 때문에 행정 목적을 직접 수행하는 사안이지만 이번 건은 그렇지 않다"면서 "추후 변상금 부과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