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짐 싸는 미국인들…대도시 인구 이탈 가속화

입력 2020-12-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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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오스틴·애리조나주 피닉스 등 인기…기업도 세금 부담 낮은 곳으로 발길 돌려

▲사람들이 11월 3일(현지시간) 뉴욕 시내에서 빗길을 걷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사람들이 11월 3일(현지시간) 뉴욕 시내에서 빗길을 걷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미국 대도시에서 기업과 인구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여 년 동안 살던 캘리포니아주를 떠나 텍사스주로 이사했으며,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투자자 칼 아이컨도 사무실을 뉴욕에서 플로리다주로 옮겼다.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과 기업이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대도시를 떠나고 있다. 대안으로 떠오른 곳은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였다. 이들 지역에는 낮은 세율과 재무상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생활비가 덜 들고, 같은 가격에 더 큰 집으로 이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비즈니스 인맥 전문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이 주요 47개 도시권의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인구 유입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텍사스주 오스틴 △애리조나주 피닉스 △테네시주 내슈빌 △플로리다주 탬파 등이 꼽혔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와 뉴욕시는 유출이 더 많았다.

코로나19 속에서 이주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생활비다. 생활비가 특히 비싼 도시권 일부가 몇 년 전보다 인구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분석업체 웹스터퍼시픽과 운송업체 유나이티드밴라이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베이 에어리어를 떠나는 움직임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으며, 시애틀과 뉴욕의 경우 각각 7% 늘어났다. 반면 플로리다주 잭슨빌, 노스캘로라이나주 롤리와 샬럿, 내슈빌, 피닉스는 인기 목적지로 꼽혔다.

대기업의 이전도 눈에 띄고 있다. 40년 넘게 실리콘밸리에 터전을 잡아 온 ‘터줏대감’ 오라클은 최근 텍사스 주도인 오스틴으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했으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본사를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데이터 분석 기업 팰런티어테크놀로지, 유명 벤처사업가 조 론스데일이 만든 ‘8VC’,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드롭박스 등이 실리콘밸리를 떠나 오스틴에 새 둥지를 트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에 따른 근무형태 유연화로 기업이 이전 결정을 더 쉽고 빠르게 내릴 수 있게 되자, 세금 부담 등이 낮은 곳으로 향하는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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