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소비 지표 부진에 따라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67.09포인트(0.56%) 내린 2만9783.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17.38포인트(0.48%) 떨어진 3609.5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79포인트(0.21%) 하락한 1만1899.3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인 소비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가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10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전월(1.6% 증가)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0.5% 증가)도 밑돌았다.
이는 가뜩이나 최근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전해진 것이라 더욱 부담이 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2주일째 하루 1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각 지방정부는 통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CNN은 미국 내 적어도 13개 주가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규제를 발표했거나 시행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다수의 지역에서 음식점 및 술집의 영업 제한 등이 강화되는 추세라 향후 소비 지표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백신 개발에 희소식이 전해지고는 있으나, 현재 직면한 확산 문제에 대한 우려가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현재까지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강했지만, 회복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며 “빠른 코로나19 확산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에 중대한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좋은 경우에도 광범위한 백신 접종은 수개월이 지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의 신규 부양책 관련 협상은 현재까지도 교착상태다. CNBC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은 모두 기존 입장에서 서로 양보할 조짐이 없으며, 관련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선이 끝난 시점인 만큼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신규 부양책 협상에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우지수가 전날 9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S&P500도 신고점을 찍었던 만큼 투자자들의 관망세와 이익 확정 매도세도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시장의 상승 동력이 돼주지는 못했다. 연준은 10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1%(계절 조정치) 증가, 시장 전망(1.0% 증가)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1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86에서 90으로 상승,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다만 미국 10월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가 약 0.6% 내렸으며, 기술주도 0.55%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22.71을 기록, 전 거래일보다 1.1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