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합의문에 “영국, 합의 위한 행동 하라” 재차 촉구
영국 “합의문에 실망, 놀라워”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를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EU는 영국 측 행동 변화를 재차 촉구했고, 영국 측은 조만간 협상 연장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이날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브렉시트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EU 정상들은 합의문에 “(영국과의) 협상의 진전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며 “영국에 합의를 위한 필요한 행동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에게 몇 주에 걸쳐 교섭을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마지막 끝까지 교섭할 용의가 있다”면서 영국 측과 전화 협의를 한 다음, 다음 주 런던으로 넘어가 교섭을 이어갈 구상이다. 다만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은 “EU는 합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어떤 희생을 치르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국 측 행동을 촉구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업권을 놓고 대치 중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역시 정상회의 개막 전 기자단에게 “마지막까지 올바른 조건을 찾아낼 수 없다면 우린 노딜(합의 없이 협상 마감)이 준비돼 있다”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회담 전날 존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다른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트위터에 “합의문에 실망했다”며 “영국이 양보하라는 제안에 놀랐다”고 반응했다.
존슨 총리는 EU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협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관련 의사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과 EU를 둘러싼 최대 난제는 조업권이다. 프랑스는 브렉시트 후에도 모든 어선들이 영국 해역에서 동등한 권한으로 어업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국은 매년 협상을 통해 자국 어선 어획량을 더 많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정상회의가 노딜 브렉시트로 끝이 나서 영국이 12월 31일 단일 시장을 떠나게 될 경우, 수백만 개 기업과 소비자들이 관세 등 추가 비용으로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상회의는 16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브렉시트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2030년 온난화 가스 감축 계획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