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수 출석해 과반 찬성하면 체포
공직선거법ㆍ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에 대해 법원이 '체포 동의요구서'를 발부한 가운데 소속당조차 “국회법에 따라 절차대로 조사받아야 한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30일 정치권과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전날 법원이 발부한 '정 의원 체포동의서'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라는 뜻을 고수했다.
전날 청주지법 신우정 영장전담 판사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ㆍ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체포 영장이 청구된 정 의원에 대해 "체포 필요성이 있다"며 청주지검에 '체포 동의요구서'를 발부했다. 검찰은 이 요구서를 곧바로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원칙대로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면서 “방탄 국회는 없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정 의원이 8월 중순부터 여러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며 "법원 역시 체포 필요성을 확인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보다 앞서 민주당 내에서도 정 의원에게 여러 차례 검찰 자진 출석을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므로 검찰에 가서 조사받을 것을 이미 이야기했다”라면서 “지금이라도 먼저 가서 조사를 받는 게 좋다는 게 우리 당 입장”이라는 뜻을 밝혔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에 대해선 회기 중 체포·구금할 수 없다. 반드시 국회의 체포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단 현행범은 예외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300명)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결이 결정된다. 민주당은 현재 58%(174석) 의석을 쥐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정 의원에게 출석 조사를 권유하는 한편, “국회법에 따라 절차를 지켜야 한다”라는 뜻을 고수 중인 만큼 본회의 표결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15 총선에서 초선으로 당선한 정 의원은 6월 11일 선거캠프 회계책임자 A 씨에게 피소됐다.
A 씨는 검찰에 회계 자료와 정치자금 및 후원금 내용, 휴대전화 녹음파일 등을 제출하며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정 의원을 고발했다.
고발을 접수한 검찰은 정 의원 선거사무실 압수 수색과 고발인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체포영장 청구서에서 "고발인과 피고인·참고인 진술, 고발인의 통화 녹취록, 선거관리위원회 제출 회계보고서 등 객관적 증거에 의할 때 피의자가 혐의사실 기재 범행을 했다고 볼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인 10월 15일까지 체포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부터 불구속으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사안에 따라 5~7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