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진실을 무기로 싸우겠다”, 청와대 향해 “협치가 무엇이냐”
취임 후 가장 잘한 일 “미래한국당 통합” vs 못한 일 “원 구성 협상”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통합당을 진정한 수권정당의 반열로 다시 올려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176석 거대 여당에 맞서면서도 견제와 협치를 모두 중시하는 것은 물론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정당이 되겠다는 의미다.
주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은 원내대표 기간에 부여된 정치적 소명은 통합당을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다시 만드는 것”이라며 “통합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다시 받아 승리하는 기반을 닦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전투적으로 당당하게 싸우면서 협상하는 야당, 논리적으로 집요하고 비판적으로 날카로운 야당을 만들어나가겠다”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국민과 소통하며 진정한 민심을 담아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향해선 “지금이라도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이라는 원칙과 관행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며 “(통합당은)낮은 목소리로 진실을 무기로 싸우겠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만 믿고 진실을 무기로 집권 세력의 오만과 독주를 견제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협치를 강조하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협치가 무엇인지 그 진정한 뜻을 다시 여쭙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협치로 국민, 야당과 소통을 늘려주길 바란다”며 “대화와 소통, 타협을 외면하는 이중적 행태는 협치 자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꾸준히 국민들이 인정해주기 시작했다는 걸 믿고 더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한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2016년 10월 탄핵국면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의 지지도를 역전했다.
재난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재난재해 피해복구 비용은 예비비로 충당 가능하다는 정부·여당을 향해 “선거 앞두고는 추경을 실컷 잘해놓고 진짜 필요한 재난에 왜 추경을 안 하는지 궁금하다”며 추경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국가채무비율 높다는 지적을 해온 것과 상반된 주장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국민에게 꼭 필요한 추경은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한다”며 세출 구조조정이나 법에 안 맞는 낭비를 줄여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내대표 취임 후 가장 잘한 점에 대해선 미래한국당과의 원만한 통합, 못한 점에 대해선 원 구성 과정에서 투쟁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그는 지난 총선 참패 이후, 분열 위기에 놓여 있던 당을 수습하며 독자노선을 고집했던 미래한국당을 통합시켰으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문제를 해결하며 당 체제 안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강경, 투쟁 일변도이던 기존 통합당 이미지를 개선하며 원내 정책 경쟁 전략을 통해 대안 야당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보여줬다. 주요 사안에 대한 토론을 주도하며 논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중도, 실용, 협상의 이미지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한 셈이다.
다만,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에서 민주당에 18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내주게 됐으며, 당시 주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전국 사찰을 돌기도 했다.
끝으로 주 원내대표는 국민을 향해 “여당이다 야당이다, 민주당이다 통합당이다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어느 당이 국민 전체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책을 하는지 그것만 봐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어 “(통합당은)무엇이 국민을 위한 일이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좋은 정책이고 도움 되는지 그것만 보고 가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그런 기준으로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자간담회는 당초 취임 100일 당일인 13일에 개최될 예정됐지만 주 원내대표가 수해 현장 복구에 집중하기로 해 이날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