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협상 기대감에 폭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24.67%(5.01달러) 오른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대 상승률이다. WTI는 장중 한때 35%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17.80%(4.40달러) 오른 29.14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NBC와 인터뷰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양측이 1000만 배럴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24% 폭등한 채 마감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와 방금 얘기했다. 나는 그들이 약 10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원유 및 가스 업계에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산 규모가 1500만 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 모두를 위해 좋은 뉴스”라고 강조했다. MBS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지칭한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원유 수요 급감에다 러시아와 사우디 간 유가 전쟁까지 겹치면서 최근 잇따라 폭락세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달 30일 1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TI는 지난달 54% 이상 급락했고 올 1분기 WTI 가격은 66%나 빠졌다.
CNBC는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 긴급 회동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원자재 전략가는 “사우디가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급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감산을 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