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64.94포인트(5.86%) 폭락한 2만3553.2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40.85포인트(4.89%) 하락한 2741.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92.20포인트(4.70%) 내린 7952.05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했다. WHO는 코로나19가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감염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팬데믹이라는 말이 공식화되자 시장은 또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1100포인트가량 밀리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다 WHO의 팬데믹 선언 소식에 낙폭을 키웠다. 장중 1700포인트 가까이 밀렸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여 14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지난 9일 2013.76포인트 폭락했던 다우지수는 10일엔 1167.14포인트 급반등한 데 이어 하루 만에 폭락세로 돌아가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다.
또 지난달 12일 고점인 2만9551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20.3%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52주 최고가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 약세장으로 분류된다.
다우지수가 고점 대비 10~20% 하락하는 조정 국면을 수차례 거치기는 했지만 20% 문턱을 넘어서면서 약세장에 들어선 것은 2009년 이후로 처음이다. 미 언론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시작된 초장기 강세장이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제리 브레이크먼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면서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날 각국 당국의 돈풀기 공조도 팬데믹 공포 앞에 맥을 못췄다.
영국 정부는 300억 파운드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이날 기준 금리를 0.50%포인트 긴급 인하하고 중소기업 등을 위한 대출 지원 제도도 도입했다.
다음날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에 코로나19 사태에 통화와 재정 정책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전일 부양책 패키지를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남은 기간 급여세를 완전히 면제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 도입을 주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의회 동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언제 어느 규모로 부양책이 도입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다급하게 움직였다. 연준은 이날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 한도를 1750억 달러로 확대했다. 연준은 지난 9일 오버나이트 레포 한도를 1500억 달러로 올렸던 데서, 이날 재차 확대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5.95% 내렸고, 금융주도 5.5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