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올해 지하철 요금 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초 서울시에 도시철도 요금 조정 연구용역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이에 서울시 측은 인천도시철도 1ㆍ2호선을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와 1ㆍ3ㆍ4호선 일부 구간을 운행하는 코레일 등도 요금인상 수요가 있는 만큼 협업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서울시는 광역환승 요금체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광역환승 요금구조는 '거리 비례제' 방식으로 장거리 승객이 오히려 더 적은 요금으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서울교통공사의 환승손실금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요금 인상 수요가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철 요금은 2007년(800원→900원)과 2012년(900원→1050원), 2015년(1050원→1250원)에 인상된 이후 5년째 동결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5년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은 만큼 (지금이) 인상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며 "물가와 비교한 요금 인상 타당성, 적정 금액, 용역 업체 선정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매년 5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것도 요금 인상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 538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65.7%인 3540억 원이 무임승차손실이다.
송도호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교통공사가 올해는 7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데 대부분은 무임승차 때문"이라며 "정부나 서울시의 지원이나 요금 인상 없이 모든 책임을 서울교통공사에 맡길 순 없다"고 강조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 논의는 하반기께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서민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공공요금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하철 요금조정을 거론하기에는 정부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의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요금제 개편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