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제 자체는 안정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코로나19가 새로운 경기 리스크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연준은 지난달 28~29일 열린 FOMC에서 지난해 12월에 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50~1.75%로 동결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기에 대해 “고용시장이 견실하게 성장하고 경제활동은 완만하게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중순 회의보다 경제전망 리스크가 좀 더 우호적”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공유했다. 금융정책에 대해서도 “경기가 예상대로 움직이면 현재의 기조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금리를 동결한다는 생각에 일치했다.
그러나 지난달 FOMC 정례회의 당시 아직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시점이 아니었음에도 연준은 이를 내심 심각하게 우려했다는 증거가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OMC 회의록에서 ‘코로나19’ 단어가 8차례나 보였다고 강조했다.
회의록은 “중국에 발생한 코로나19 확대는 세계 경기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며 “회의 참가자들이 공급망 혼란 등 세계 경제 전체에 미치는 코로나19의 하강 압력을 주시하자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가장 큰 고민은 코로나19가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아직 좋은 상태인데 섣불리 선제 조치를 취하면 나중에 경기침체 등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때 펼칠 정책수단이 크게 제한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이 조만간 경제지표로 나타날 것”이라며 “그러나 전염병이 미국 경제전망의 실질적 변화를 일으킬지 말하기에는 너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미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생산능력을 약화시켜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으로까지 사태가 커지고 장기화하면 연준이 지금처럼 관망만 하다가는 뒷북 대응을 하게 될 위험이 커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22~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이날 발표한 ‘정책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동결했지만 “코로나19 등 위험 요인이 경제전망을 지배하고 있다”며 “전염병이 더욱 확산하거나 새롭게 무역 갈등이 일어나면 그 어떤 경제회복도 탈선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달러화 강세도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수출이 악영향을 받고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돼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최소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