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운송업체 페덱스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덱스는 이날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2분기(9~11월)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73억 달러(약 20조1000억 원)로 전문가 예상치 176억 달러에 못 미쳤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9억3500만 달러에서 5억6000만 달러로 무려 40%나 급감했다. 조정 후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2.76달러에 못 미치는 2.51달러로 나타났다.
페덱스는 올해 가이던스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주당 순이익을 지난 9월 전망치 11~13달러에서 10.25~11.50달러로 낮췄다.
앨런 그래프 페덱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각 운송 부문에서 예상보다 매출이 적고 또 거주지 배송 서비스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 점을 반영해 가이던스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고용을 줄이고 항공 운송 부문인 익스프레스 사업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송업체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7일 안에 거주지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WSJ는 페덱스의 저조한 실적은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글로벌 경제 둔화가 영향을 미쳤고 겨울 폭풍 등 날씨 영향으로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먼데이 기간 운송에 차질이 생겼다. 또 경쟁업체와의 가격 경쟁도 한 몫 했다.
무엇보다 최대 고객을 잃은 데 따른 손실이 컸다. 자체 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온 아마존은 올해 8월 페덱스와 총 9억 달러에 이르는 배송 계약 만료 후 미국 내 배송 시 페덱스 이용을 중단했다.
아마존은 또 자사 마켓 플레이스 입점 업체들에 이메일을 보내 이번 주부터 ‘아마존 프라임’으로 배송할 때 페덱스의 일반 배송 이용을 금지하라고 통보했다. 11월부터 시작된 미국 연말 특수 경쟁에서 페덱스의 배송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페덱스는 자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지만, 저조한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