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서울의료원 원장이 사임의사를 밝혔다. 김 원장의 임기는 1년 반 남았다. 김 원장은 고(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서울의료원은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 등 5대 혁신대책을 발표하면서 조직 개선을 약속했다.
김 원장은 사임 발표문에서 “그동안 일련의 상황 속에서 마무리할 일을 고민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책임지는 시간을 가져왔다”며 “혁신 방안이 마련된 만큼 서울의료원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그간의 과오는 제가 대표로 안고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더 좋은 일터이자 시민을 위한 최고의 공공병원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신임 원장의 주도 아래 혁신을 펼쳐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서로를 책망하는 과정이 아닌 혁신을 이뤄가며 구성원 모두가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민기 원장은 1994년 서울의료원 신경과 주임과장으로 부임한 이후 교육연구부장, 기획조정실장, 의무부원장 등을 거쳐 2012년 6월부터 원장을 세 차례 연임하며 7년 반 동안 서울의료원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올해 1월 5월 의료원에서 일하던 서지윤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책임론에 휩싸였다.
진상대책위원회는 올해 9월 서지윤 간호사의 사망 배경을 '태움'으로 불리는 의료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결론 내면서 경영진 징계 및 교체, 간호부원장제 및 상임감사제 도입 등을 권고했다.
이에 서울의료원은 이날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과 조직·임금체계 개편 등을 골자로 한 5대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의료원과 서울시는 김민기 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대로 행정절차를 거쳐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