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이날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성과를 최대한 강조하는 한편 최근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부작용은 애써 감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해 새로운 언급이 나오기를 고대했지만,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1단계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 조만간 협상 타결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만일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중국산 제품에 매우 큰 규모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이는 우리를 괴롭히는 다른 나라들에도 적용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현재 많은 나라가 마이너스(-)까지 금리를 내려서 사람들이 돈을 빌리면서도 이자를 받고 있다”며 “나에게 그런 돈을 달라. 나도 그런 돈을 받고 싶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연준이 그렇게 하지 않아서 우리가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트럼프가 대중국 관세와 마이너스 금리를 언급하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고 봤다. 자신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중국과 연준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주저하지 않았다면 뉴욕증시는 지금보다 25% 더 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이날 연설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성과를 포장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7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고, 기업들이 미국에 매장을 세우는 것을 장려했다”며 “만일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내년 대선에서 다시 백악관에 들어간다면 미국의 번영은 계속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현재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의 탄핵 조사에 직면, 13일과 15일 열리는 공개 청문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민주당은 사악한 거짓말과 망상적인 마녀사냥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런 청문회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언급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직전 정부는 한미 FTA 합의로 25만 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맞았지만, 불행히도 그 일자리는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갔다”며 “이게 바로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고 지적, 자신이 한미 FTA 개정으로 상황을 바로 잡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