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척추염은 다른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휴식 후에도 목, 허리 등 척추 부위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더 심해지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전국 26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10대~70대 강직성척추염 환자 1012명 (남자 767명, 여자 235명, 무응답 10명)을 대상으로 ‘강직성척추염 진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왔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강직성척추염에 따른 염증이 눈을 침범하는 포도막염이 동반된 환자(255명)는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평균 52.89개월로 더 길었다. 이는 강직성척추염의 진단과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척추 외 다른 신체 부위에까지 침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음을 뜻한다.
◇단순 근골격계 질환 오인이 진단 지연 원인=이처럼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초기 증상이 척추 중심으로 나타나 환자 대부분이 고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등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하기 때문으로 학회는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류마티스내과를 가장 먼저 찾은 환자는 18.2% 정도에 그쳤으며, △정형외과(61.5%) △신경외과(7.2%) △통증의학과(4.5%) △재활의학과(3.1%) 등을 먼저 찾는 경우가 흔했다. 강직성척추염이 척추 외에도 무릎이나 발목, 손목, 팔꿈치 같은 팔다리 관절에도 관절염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들은 이전에 △고관절 등 관절염(15.2%) △허리디스크’(14.9%) △만성 근육통(6.5%) △자세 불량으로 인한 요통(6.2%) 및 통풍(0.9%) △족저근막염(0.8%) 등을 진단받은 적이 있었다.
이처럼 환자들이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으면서 △다른 의사의 권유(63.4%) △지인 소개(14.4%) △인터넷/SNS 검색 결과(13.6%) 등으로 류마티스내과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신 피로, 근육ㆍ관절통, 무력감ㆍ우울증, 포도막염 등 주요 동반증상 잘 살펴야=강직성척추염은 동반증상을 잘 살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조사에서도 환자들은 척추의 통증 및 뻣뻣함 외에 △전신 피로(59.8%) △근육통(39.3%) △관절통(37.0%) △무력감ㆍ우울증(25.1%) △포도막염(25.2%) 등의 증상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동반증상은 40대 이상에서, 진단 시기가 5년이 넘은 환자에서, 여성 환자에서 조금 더 많이 호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치료와 함께 하루 20분~30분 정도의 충분한 운동 필요=직성척추염은 약물 및 생물학적 제제(주사요법)와 같은 내과적 치료와 관리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강직성척추염의 척추 염증과 통증 개선을 비롯한 다양한 방면에서의 개선 효과가 확인돼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다만, 강직성척추염 환자에게는 약물치료 못지않게 운동도 중요하다.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등 생활 운동을 관절이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루 20~30분 정도 하면 바른 자세 유지와 관절 통증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수영도 하루 40~50분 정도면 좋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박성환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은 “강직성척추염 환자 수가 점차 늘어난 것은 그간 자기 병명을 알지 못하고 여러 곳을 헤매던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된 시간 차의 결과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아픔을 줄이기 위해 질환 인식 증진과 질환 관리 교육에 대한 다각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회는 올해부터 11월 첫 번째 금요일을 ‘강직성척추염의 날’로 제정하고 전국 19개 대학병원에서 건강강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질환을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