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변형 부르는 강직성척추염 환자, 3년 넘게 ‘진단 난민’ 고통

입력 2019-10-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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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척추염은 진행성 염증 질환…진단 및 치료 늦어지면 척추가 굳어지는 변형 위험

진단을 정확하게 받지 못하고 진료과를 전전하는 강직성척추염 '진단 난민'의 평균 3년 이상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직성척추염은 다른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휴식 후에도 목, 허리 등 척추 부위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더 심해지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전국 26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10대~70대 강직성척추염 환자 1012명 (남자 767명, 여자 235명, 무응답 10명)을 대상으로 ‘강직성척추염 진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왔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강직성척추염에 따른 염증이 눈을 침범하는 포도막염이 동반된 환자(255명)는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평균 52.89개월로 더 길었다. 이는 강직성척추염의 진단과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척추 외 다른 신체 부위에까지 침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음을 뜻한다.

◇단순 근골격계 질환 오인이 진단 지연 원인=이처럼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초기 증상이 척추 중심으로 나타나 환자 대부분이 고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등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하기 때문으로 학회는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류마티스내과를 가장 먼저 찾은 환자는 18.2% 정도에 그쳤으며, △정형외과(61.5%) △신경외과(7.2%) △통증의학과(4.5%) △재활의학과(3.1%) 등을 먼저 찾는 경우가 흔했다. 강직성척추염이 척추 외에도 무릎이나 발목, 손목, 팔꿈치 같은 팔다리 관절에도 관절염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들은 이전에 △고관절 등 관절염(15.2%) △허리디스크’(14.9%) △만성 근육통(6.5%) △자세 불량으로 인한 요통(6.2%) 및 통풍(0.9%) △족저근막염(0.8%) 등을 진단받은 적이 있었다.

이처럼 환자들이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으면서 △다른 의사의 권유(63.4%) △지인 소개(14.4%) △인터넷/SNS 검색 결과(13.6%) 등으로 류마티스내과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신 피로, 근육ㆍ관절통, 무력감ㆍ우울증, 포도막염 등 주요 동반증상 잘 살펴야=강직성척추염은 동반증상을 잘 살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조사에서도 환자들은 척추의 통증 및 뻣뻣함 외에 △전신 피로(59.8%) △근육통(39.3%) △관절통(37.0%) △무력감ㆍ우울증(25.1%) △포도막염(25.2%) 등의 증상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동반증상은 40대 이상에서, 진단 시기가 5년이 넘은 환자에서, 여성 환자에서 조금 더 많이 호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치료와 함께 하루 20분~30분 정도의 충분한 운동 필요=직성척추염은 약물 및 생물학적 제제(주사요법)와 같은 내과적 치료와 관리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강직성척추염의 척추 염증과 통증 개선을 비롯한 다양한 방면에서의 개선 효과가 확인돼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다만, 강직성척추염 환자에게는 약물치료 못지않게 운동도 중요하다.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등 생활 운동을 관절이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루 20~30분 정도 하면 바른 자세 유지와 관절 통증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수영도 하루 40~50분 정도면 좋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박성환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은 “강직성척추염 환자 수가 점차 늘어난 것은 그간 자기 병명을 알지 못하고 여러 곳을 헤매던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된 시간 차의 결과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아픔을 줄이기 위해 질환 인식 증진과 질환 관리 교육에 대한 다각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회는 올해부터 11월 첫 번째 금요일을 ‘강직성척추염의 날’로 제정하고 전국 19개 대학병원에서 건강강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질환을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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