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 고조로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7.27포인트(2.90%) 폭락한 2만5717.7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87.31포인트(2.98%) 떨어진 2844.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8.03포인트(3.47%) 추락한 7726.04로 각각 장을 마쳤다.
주요 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루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961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증시는 극심한 불안을 노출했다.
이날 중국의 달러·위안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환율을 통제해온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달러·위안 환율의 포치(破七·7위안선 붕괴) 현상을 허용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이는 미국이 오는 9월부터 중국산 제품 추가 3000억 달러어치(약 364조 8000억 원)에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보복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거의 역사적인 저점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면서 “이는 환율 조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를 크게 약화시킬 중대한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 전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의 무역협상 전망이 어둡다는 걸 고려한 중국이 통화 평가절하로 트럼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달러당 7위안을 방어하는 걸 멈췄다는 사실은 그들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희망을 접었다는 걸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통화 정책과 함께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미국산 농산물 구입도 중단했다. 그리고 3일 이후 구입한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글로벌 투자자산운용사 블리클리투자자문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 부과로 무역협상이 선로를 벗어난 상황”이라며 “관세를 이용해 중국을 다루려는 정책이 끔찍하게 실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은 채권이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1.74%로 떨어져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