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24일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다음 달 10일 그를 대체할 공식 보수당 대표 경선이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하기로 예정된 3일로부터 일주일 뒤다.
3년 가까이 브렉시트 정국을 이끌어왔던 메이 총리는 그동안 혼란을 정리하지 못해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과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공식 서명한 뒤 브렉시트 합의안 영국 하원 승인투표를 세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메이는 지난 21일 ‘제 2 국민투표’를 포함한 네 번째 브렉시트 제안이 역풍을 맞으며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제 2 국민투표 가능성은 보수당 의원들 거센 반대에 직면했고, 이에 메이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졌다.
앤드리아 레드섬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는 제 2 국민투표 가능성에 항의하는 뜻으로 사직서를 던지며 “제 2 국민투표는 영국을 더 위험하게 분열시킬 것이며 영국의 주권을 지키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야당이 요구해 온 제 2 국민투표를 받아들여 브렉시트안 의회 통과를 꾀했다 역풍을 맞은 셈이다.
보수당 의원들은 메이가 사퇴하지 않으면 당규까지 바꿔 그를 쫓아낼 태세였다. 현 규정은 1년간 같은 인물에 대한 신임 투표를 금지해 최소 1년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 메이는 지난해 12월 보수당 신임 투표를 통과했었다. 하지만 ‘1992 위원회’는 22일 밤 당규 개정에 대한 비밀투표를 실시하며 메이 사퇴를 압박했다. 결국 메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이후로 사퇴 시기를 브래디 위원장과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다수의 보수당 의원들이 메이 총리가 최대한 빨리 대체되길 바랐다”며 “총리실에서 쫓겨나는 굴욕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