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MS는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게임 서비스 개발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제휴하기로 했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게임산업 경쟁의 축이 클라우드에 바탕을 둔 스트리밍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양사는 최근 게임시장 진출을 선언했던 구글과 애플에 맞서려 한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양사는 일본시간으로 이날 새벽 제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사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전략적 제휴에 대한 의향확인서에 서명했다. 구체적 내용은 향후 만들어질 것이지만 클라우드와 AI가 핵심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양사는 게임 조작 등의 처리를 게임기가 아닌 인터넷을 통한 데이터센터에서 실행하는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서 협력한다.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가 보급되면 사용자들이 게임기나 컴퓨터에 내려받은 게임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웹브라우저 등을 켜서 인터넷으로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다. 이를 위해서는 고화질의 영상 구현과 지연 없는 작업을 위해 처리 능력이 높은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다. 이에 양사는 MS의 데이터센터를 사용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이번 제휴에도 양사는 게임기와 소프트웨어는 기존 경쟁 구도를 유지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MS는 현재 사업 초점을 클라우드에 맞추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도 이를 강화하고 있으며 소니와 제휴해 미국 아마존닷컴, 구글과의 클라우드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소니와 닌텐도, MS 3사가 전용 게임콘솔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용 게임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이 분야에서 중국 텐센트가 세계 1위로 떠올랐다. 또 구글과 애플은 최근 새로운 게임 서비스 도입을 발표했다.
소니는 이미 게임 스트리밍에서 상당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리서치 업체 IHS마르키트에 따르면 3억8700만 달러(약 4615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스트리밍 접근을 제공하는 소니의 PS나우 서비스는 36%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BBC방송은 향후 5년간 스트리밍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니의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문성과 인프라가 노출된 상태라며 이에 소니가 클라우드 강자인 MS와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사는 새로운 반도체와 이미지 센서, AI도 함께 연구할 방침이다.
소니는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자랑하는 이미지 센서 반도체와 MS의 AI 기술을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량 등에 필수적인 이미지 센서와 AI를 조합해 한국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갖겠다는 전략이다.
MS는 클라우드 기술을 현재처럼 기업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 카메라와 TV 등 더 많은 소비자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예를 들어 TV나 스피커 등에 MS의 AI 음성인식 비서 ‘코타나’를 탑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