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서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재개된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이 첫날 90분 만에 종료됐다. 협상은 다음날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는 이날 90분간 대화를 나눈 뒤 회담을 마무리 지었다. 양측은 이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언급하지 않은 채 회담장을 떠났다.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중국과의 무역 협상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대중 관세 인상을 예고해 급반전 국면을 맞았다.
첫째날 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미국이 예고한 대중 관세 인상 조치는 예정대로 시행될 전망이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앞서 미중 회담을 앞두고 “10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고시했다. 한국 시간으로는 10일 오후 1시1분부터다.
다만 이 시간 이전에 미국으로 출발한 중국 화물에는 기존대로 10%의 관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부과 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중국산 수입품이 미국에 도달하려면 항공편 화물의 경우라도 10여시간이 걸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처음 언급한 이후 아직 절차에 착수하지 않은 325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서도 “오늘 서류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10일께 담판을 짓게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협상 초안을 대규모로 수정했기 때문에 이를 고치려면 약 한 달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미국의 보복성 관세 인상 조치 이후에도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양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양측이 이대로 큰 입장차를 가진 채 협상을 끝낼 수도 있고, 중국이 수정한 문구를 다시 바꿔 일주일 전 상태로 협상을 되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중국의 보조금 정책 폐지와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강요 금지, 금융시장 개방, 환율 조작 금지 등이 이번 협상의 결정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 측에 이같은 내용을 법제화하라고 요구한 반면,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이 협상을 깼다”며 강하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3월 대중 무역 적자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지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