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5G 특허 출원 수가 전 세계의 3분의 1에 달하며 4G와 비교하면 그 점유율이 1.5배 이상 높아졌다고 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독일 특허 데이터베이스 업체 IP리틱스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IP리틱스에 따르면 중국은 3월 시점에 5G 통신 표준필수특허(SEP) 출원 수의 약 34.02%를 차지했다.
4G는 서구권이 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SEP를 장악하고 있었지만 차세대 산업 인프라로 주목받는 5G는 중국의 존재감이 돋보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특허 수는 자율주행차량 등 각국의 신산업 육성과 차세대 국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SEP는 사업 추진에 있어서 대체가 불가능한 기술 특허로, 현재 4G 스마트폰 출하 가격의 약 2%를 SEP 사용료가 차지하고 있다. 일본 지식재산권 전문가에 따르면 4G 스마트폰 SEP 사용료는 연간 1조 엔(약 10조5084억 원)에 달해 특허를 장악한 기업이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를 선도하게 된다.
기업별로는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가 5G SEP에서 15.05% 점유율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다른 중국 기업 중에서 5위는 화웨이 경쟁사인 ZTE가, 9위를 중국전신과학기술연구원(CATT)이 각각 차지했다.
그동안 통신 기술개발에 앞서왔던 미국과 유럽은 3G와 4G에서 주력 특허를 대부분 보유했으나 5G 시대가 들어서면서 역전이 된 것이다.
중국은 차세대 정보통신기술을 산업정책인 ‘중국 제조 2025’의 중점 항목으로 삼아 거국적으로 5G 관련 기술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했다.
기업도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R&D에 힘을 쏟고 있다. 화웨이의 5G를 포함한 R&D 비용은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6860억 원) 이상이다. 화웨이는 기지국 개발 등과 관련된 특허 출원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은 삼성전자가 노키아(13.82%)에 이어 세계 3위 점유율(12.74%)을, LG전자가 12.34%로 4위를 각각 기록해 점유율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25.23%를 나타냈다. 이는 4G 당시보다 점유율이 2%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미국은 14%로, 4G에 비해 점유율이 2%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기업 중에서는 퀄컴이 8.19%로, 세계 6위를 차지했다.
다만 통신은 5G 시대가 도래해도 기존 3G, 4G 특허가 계속 사용돼 퀄컴의 우위가 단숨에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퀄컴은 올해 1~3월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사업부 매출이 11억2200만 달러에 달했다.
일본은 5G 특허 점유율이 5%로, 4G보다 약 4%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별 점유율에서는 후지쓰가 12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5G에 대해 화웨이 등 중국 5개사의 정부 조달을 금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IP리틱스의 팀 폴먼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가 5G 제품 개발에 필수적인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제품을 팔지 못하더라도 특허 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막대한 개발 비용과 장기적인 계획으로 5G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개하는 각종 서비스에서도 미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