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유착 의혹' 전직 경찰관 등 핵심 피의자 줄소환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와 부하직원 이모씨 등 핵심 피의자들을 줄소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강씨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돈을 얼마나 받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 받았다"며 금품 전달과 관련한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는 경찰관들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냐고 묻자 "맞다. 제가 사건을 의뢰한 것은 맞다"라고 답했다.
이어 사건의뢰를 한 것이냐고 묻자 "경찰관이 아니라도 물어볼 수는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무마 의혹과 관련해 경찰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강씨에 이어 이날 오후 12시 55분께 강씨의 부하직원 이씨도 경찰에 출석했다. 이씨는 '돈을 받은 적 있냐', '계속 혐의를 부인하는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너무 몸이 안 좋다"고 답변을 피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버닝썬 공동대표 이씨도 전날에 이어 이틀째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경찰관이자 모 화장품 회사 임원인 강씨는 클럽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 화장품 회사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서 대규모 홍보행사를 연 바 있다. 행사에 앞서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행사 차질을 우려한 강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남서는 지난해 8월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증거 부족으로 수사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21일 강씨와 그의 부하직원 이씨를 소환 조사한 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보강수사를 지휘했다. 강씨와 함께 체포됐던 이씨도 석방됐다.
앞서 경찰은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돈을 받고 배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또 이 대표는 소환조사에서 버닝썬과 경찰 간 금품 전달 통로로 지목된 강씨에게 2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아 이를 6개 계좌에 나눠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들 계좌의 소유주 가운데 경찰관이 포함돼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강씨와 이씨, 그리고 이 공동대표를 상대로 돈의 출처와 성격, 돈을 전달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대질신문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