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시간을 달려 베트남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별열차’를 리드한 것은 중국이었다.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가 26일(현지시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모습을 드러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철도총공사의 로고가 박힌 기관차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기의 만남’을 가질 때도 중국이 빌려준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로 향했다. 중국 국기가 새겨진 에어차이나였다. 8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세기의 재회’를 하게 된 김정은 위원장은 베트남에 도착할 때도 중국을 앞세우고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갑작스럽게 국제무대에 서게 된 젊은 지도자가 크고 강력한 이웃나라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외신은 남성욱 고려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완벽한 서비스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의 특별한 배려 없이 이동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깜짝’ 회동을 할 때 타고 갔던 특별열차도 중국산 엔진으로 굴러가는 DF11Z 기관차의 호위를 받았다. 2018년 3월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처음 방문했을 때 특별열차에 달린 기관차 역시 중국 고위 관리들을 수행하는데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 올 때 타고온 특별열차의 기관차는 DF4 엔진으로 이전의 DF11Z와는 다른 형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물론 중국이 열차의 엔진을 북측에 제공했는지는 분명하지 않고 어떤 조건이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관차를 중국이 그냥 제공해준 것인지, 기종 변경에 특정 조건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 루캉은 “그 문제는 특별히 신경 쓸 일이 아니다”며 “북미정상회담 상황을 분석하는 데 있어 열차의 기종 변화가 무슨 특별한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루캉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에 중국 대륙을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일종의 보증을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