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CNN에 따르면 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는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50억 달러를 추가해 긴급 지출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전날 상원이 처리한 긴급 지출 법안 서명을 거부하자, 하원은 급하게 국경 장벽 예산을 추가했다.
그러나 셧다운 우려는 여전하다. 하원을 통과한 새 긴급 지출 법안이 민주당의 반대로 상원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높아서다. 이 예측이 현실이 되면 21일 자정부터 셧다운이 시작된다.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내무부, 농무부, 국무부, 법무부 등 9개 기관과 10여 개의 기관들,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또 80만 명 이상의 연방정부 직원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상당 수는 무급으로 일하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백악관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을 열고 국경 장벽 예산이 포함되지 않아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지도부에 “장벽 안전에 대한 적법한 우려로 인해 어젯밤 상원을 통과한 지출 법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라이언 하원의장이 설명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든 장벽 건설을 위한 지출 합의를 원한다”며 다시 의회로 돌아가 장벽 예산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업무정지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원은 전날 국토안보부 등 일부 연방정부 기관들에 내년 2월 8일까지 한시적으로 현행 수준의 경상경비를 긴급 지원하기 위한 지출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은 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내년 예산안에 장벽 건설 비용 50억 달러가 반영되지 않으면 셧다운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과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지지층의 요구와 무관치 않다고 CNN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우리는 어리석게도 다른 나라들의 국경 안전을 위해서는 싸우면서 사랑하는 미국을 위해서는 그러지 않는다. 좋지 않다!”며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완벽한 국경 안전 없이는 내가 사회간접자본을 포함해 어떠한 입법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제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할지를 직접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지금 시점에서 대통령은 국경 경비 없이 더는 나아가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대통령은 자신의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1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장벽 설치를 두고 갈등을 겪으며 셧다운을 초래하기도 했다. 3월 또다시 셧다운 위기가 닥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요구했던 장벽 건설 예산에 훨씬 못 미치는 16억 달러를 책정받고 셧다운을 피하고자 옴니버스 예산안에 서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는 이러한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