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약 3주 남은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를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약 560포인트 하락했다. 당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고용통계는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미국 고위층의 잇따른 대중국 강경 발언으로 뉴욕증시는 가파른 하락세로 마감했다. 중국시장 매출 비중이 큰 애플 주가가 3.6%, 캐터필러는 3.8% 각각 급락했다.
이에 다우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1% 하락으로 다시 마이너스권으로 침몰했다. 주간 하락폭은 1149포인트로 올 들어 세 번째로 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후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산타클로스 랠리’ 시나리오는 급속히 사그라졌다.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21% 하락했으며 한국 주요 주가지수도 16% 빠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독일이 16%, 영국이 16% 각각 하락하는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는 특히 유럽증시에서 긴장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영국 하원은 11일 EU와 테리사 메이 정부의 브렉시트 협정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 메이 총리는 하원 투표를 연기하고 대신 EU 측에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만일 부결되면 내년 3월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바로 EU를 이탈하게 되는 ‘노 딜 브렉시트(No ’가 현실화하게 된다.
일본 증시 관계자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증시 강세가 올해 7년 만에 처음으로 꺾일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7일 시점에 지난해 말 대비 4.8% 하락했다. 올해 남은 기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 랠리를 주도했던 해외 투자자들이 순매도로 돌아서 비관적인 관측이 우세하다. JP모건체이스증권은 올해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도 규모는 선물을 포함해 총 11조4000억 엔(약 113조 원)으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분석했다.
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의 런정페이 설립자 겸 회장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가 지난 1일 캐나다 당국에 체포됐다는 소식은 아시아 증시 투자심리를 더욱 약화하고 있다.
한 홍콩 소재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안보를 이유로 한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의 대중 사업이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