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전날 “EU와 영국이 스페인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25일 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정문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과 영국, EU의 합의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미래 관계에 대한 협약에 ‘영토 범위’를 사전에 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과 스페인이 지브롤터에 대해 별도로 협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베리아 반도 남단의 지브롤터는 1713년 영국령이 됐으며 스페인은 이후 계속해서 영토 반환을 요구해왔다.
EU 정상회의에서 협정문이 정식 채택되면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이탈하는 최악의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된다. 여전히 영국과 EU의 무역관계 등 브렉시트 핵심 부분은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부결할 위험도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전날 밤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를 방문,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최종 조율을 진행했다.
브렉시트 협정문에 따르면 영국과 EU는 무역 등 핵심 이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내년 3월 브렉시트가 발생한 이후로 연기했다. 또 정치선언은 ‘포괄적인 자유무역권’ 등 애매한 표현으로 일관했다. 아일랜드 국경 문제에 대해서도 결론을 미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협정문이 브렉시트 후에도 길게는 2022년까지 영국을 EU 단일시장·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과도기’를 도입해 2022년 총선을 앞둔 영국에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EU와 합의한 협정문이 사실상 영국의 주권을 바로 되찾는 것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