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간선거를 약 2주 앞둔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포함한 민주당의 유명 정치인과 CNN방송 뉴욕 지국에 폭발물이 든 소포가 잇따라 배송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미 비밀경호국(SS)은 24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고, 해당 소포들은 일상적인 우편물 검사 절차에서 즉시 확인돼 적절하게 처리됐다며 경호 대상자들은 소포를 받지 못했고 받을 위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표적들이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증오 대상이 되고 있는 인물이거나 조직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두려움을 부추길 목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로 보는 11월 6일 중간 선거까지 2주를 남겨두고 사회적 분열이 심해지고 있다. CNN은 지난 2년 동안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을 누르고 오바마의 후임으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보도를 반복해왔다.
일련의 폭탄 배달 사건은 지난 22일 자유주의 기부자이자 재벌인 조지 소로스의 뉴욕 자택에서 발견된 장치가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브라이언 파먼 수사관은 AFP통신에 “일련의 장치는 파이프 폭탄으로 보인다”며 “실행범이 동일한 유형의 여러 소포를 일제히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BI는 폭발물들의 연관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물로 의심되는 장치는 맨해튼의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민주당)의 사무실로도 배달됐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민주당의 데비 바서만 슐츠 하원의원의 사무실 근처에서도 폭발물이 발견됐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 앞으로 폭발물이 보내진 것에 대해 “이런 두려움을 주는 행위에 몰래 관여한 자는 법의 최대 범위에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은 정치적 폭력 행위가 설 곳이 없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CNN 뉴욕 지국은 24일 맨해튼 콜럼버스서클에 있는 타임워너 빌딩 지하 CNN 우편 집배실에서 파이프 폭탄과 백색 분말이 든 소포가 발견됨에 따라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공포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같은 민주당 소속 쿠오모 주지사와 함께 선거로 선출된 모든 정치인들에 대한 과격한 발언을 자제하도록 호소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