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록,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글로벌 메이저 은행들과 자산운용사가 EU 사업부를 런던에서 파리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BoA는 지난여름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새 파리 지사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하며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JP모건도 파리 이전에 관심이 크다. 다니엘 핀토 JP모건 투자은행(IB) 부문 대표는 “파리가 유럽의 새로운 금융 중심지가 되느냐에 따라 20년 전 런던에서 했던 일을 통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들은 EU 전역에서 사업을 계속하기 위한 새로운 금융 허브를 찾는 중이다. 앞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아일랜드 더블린이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파리가 승기를 잡는 모양새다. 한 대형 투자은행 관계자는 “업계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파리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인건비와 정교한 규제 당국이 금융사들이 파리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FT는 분석했다. 파리 당국은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의 복잡한 거래와 파생상품 운용을 오랫동안 감독해왔다.
당국에 따르면 70개의 크고 작은 자산운용사들이 파리에서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한 과정에 있다. 특히 블랙록은 파리를 범유럽본부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현재 200~300명인 파리 지사 직원이 6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의 회동을 포함해 프랑스 당국과 협력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씨티그룹이 현재 160명인 파리 내 직원 수를 100명 이상 늘리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노이어 전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세금과 노동 정책에서 분명히 보이는 마크롱 대통령의 기업 친화적인 태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금융 중심지 지위를 찾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노이어 전 총재는 “런던이 가장 큰 금융 중심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파리는 유럽 대륙 최대의 금융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사가 모여들면서 파리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파리에서 사업을 재개하는 다른 금융 그룹들과 함께 80여 개의 일자리를 더할 계획이다. HSBC는 런던에서 1000개의 일자리를 옮겨올 예정이다. 로비 그룹 파리유로플레이스는 브렉시트로 인해 프랑스 금융계에 약 35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