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 연설서 무역전쟁 타당성 강조

입력 2018-09-2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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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여러 국제기구와 동맹을 향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미국 측의 강경한 무역정책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지각하는 바람에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과 순서가 바뀌었다.

트럼프는 연설 모두에서 자신의 정권에 대해 “미국 역사상 어느 정권보다 많은 것을 이뤘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에 당황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은 회장을 바라보며 “이러한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렇지만 괜찮다”고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유엔 연설 이후 트럼프는 여러 국제 협정을 개정하거나 탈퇴했다. 국제 협정이나 다자간 동맹에 대해 기존 정권과는 다른 도전적인 자세를 내세워 세계 여러 나라를 동요시켰다. 글로벌화한 세계가 보호주의로 기우는 미국과 어떻게 대치할 것인가 하는 논의도 일으켰다.

이날 연설에서도 그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그러한 남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노동자들이 희생되는 등 미국 기업들이 속거나 미국의 재산이 약탈당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국민을 보호하는 조치에 대해 사과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그는 “세계 무역 시스템 전체가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는데 대해 많은 나라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무역기구(WTO)의 모든 원칙을 위반하는 나라들이 WTO 가입을 인정받아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석유수출국기구 (OPEC)를 향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쏘았다. 그는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OPEC이 정한 끔찍한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그는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수년 동안 세계 각국과 무역 협정을 맺어 왔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 시장에 대해 공평하고 호혜적인 접근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이어 트럼프 정권은 ‘무너져 못쓰게 된’ 무역 협정의 체계적인 협상에 다시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1년 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이룬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해 대이란 제재 재개를 준비하고있다.

무역에 관해서는 한국과 새로운 협정을 맺는 한편, 멕시코와는 잠정 합의에 도달한 상태이고, 캐나다와는 협상 중이다. 이후 유럽연합(EU) 일본 등과의 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무역 문제를 둘러싼 캐나다 EU와의 대립을 배경으로 주요 7개국(G7)의 공동 성명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는 등 미국과 가장 긴밀한 동맹 관계에 있는 국가의 단결을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는 WTO 탈퇴도 불사할 태세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전략을 재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특히 러시아 중국 등 경쟁국에 관해 조건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중국과는 지적재산권 침해 등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반복해서 비난하고 있다. 이날도 그는 “내 친구인 시(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큰 존경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무역 불균형이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시 주석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시장 왜곡과 그들이 다루는 방식은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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