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 허브인 런던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타격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는 유로화 청산 사업의 절반가량을 영국 런던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했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내년 3월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앞두고 런던청산소(LCH)로부터 사업을 빼앗아 오려는 독일거래소의 야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그동안 도이체방크는 런던에서 유로화 청산 활동 대부분을 처리했는데 어느덧 프랑크푸르트가 비슷한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다.
과거 유로화 표시 금리 파생상품 청산 활동 대부분이 LCH에서 이뤄졌으며 하루 처리량은 약 1조 유로(약 1303조 원)에 달했다. 브렉시트로 인해 LCH 영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현재 런던과 프랑크푸르트에서 각각 청산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달 “금융 안정성 방면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유로화 파생상품 청산이 EU 기준에 따라 엄격한 규제와 감독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프랑크푸르트는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LCH 모회사인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은 브렉시트로 런던이 유로화 청산 허브 지위를 잃으면 1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테판 후프스 도이체방크 글로벌 기관·국채 부문 공동 대표는 “우리는 일자리를 재배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런던에서 하는 것과 같은 일을 다른 거래소에서 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