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기관 IDC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샤오미가 올해 1분기 서유럽에서 스마트폰 판매 순위 6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샤오미의 1분기 서유럽 지역 판매량은 62만1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1만8000대와 비교해 급격히 증가했다. 그리스에서는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24%를 차지해 1위에 올랐으며 스페인에서는 시장점유율 12%로 4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스페인에 매장을 열면서 유럽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 스페인에만 3개 매장을 두고 있다. 22일에는 프랑스 파리에 첫 매장을 열었다. 파리에 10곳, 밀라노에 한 곳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넘어 영국, 독일, 네덜란드까지 진출하는 게 샤오미의 목표다.
샤오미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프랑스에 매장을 신설하는 동시에 4대 이동 통신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다국적 통신사인 오랑주텔레콤을 비롯해 SFR, 부이그, 프리와 협력한다. 홍콩 CK허치슨은 통신사업계열사 쓰리그룹 매장을 통해 샤오미 스마트폰을 유럽 7개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반면 미국 진출은 지지부진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에 진출하려던 샤오미의 계획에 먹구름이 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중국 IT기업들은 장벽을 마주했다. 올해 초 세계 3위 스마트폰 판매 회사인 화웨이테크놀로지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입찰에 실패했다. 지난달에는 미 상무부가 대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자국 내 스마트폰 판매 4위 업체인 ZTE에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면서 ZTE는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샤오미도 미국 진출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왕샹 샤오미 글로벌 사업부 수석부사장은 “미국 진출을 급하게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며 “먼저 한 곳(유럽)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다른 곳(미국)으로 이동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