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공무원이 배우자와 퇴금연금을 나눌 경우 서로 합의한 비율을 우선 따르도록 한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공무원 아내였던 A 씨가 공무원연금법 46조의 4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A 씨는 우체국 공무원인 남편 B 씨와 1982년 결혼했으나 2014년 합의 이혼했다. B 씨는 2015년 퇴직해 공무원연금공단에서 퇴직연금을 수령해왔다.
A 씨는 이혼 직후 가정법원에 재산분할 소송을 통해 35대 65로 재산을 나눴고, B 씨의 공무원 연금액 중 30%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A 씨는 2016년 1월 1일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이 시행되자 법원 결정이 아닌 새 제도에 따라 연금비율을 균등하게 다시 정해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더불어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의 분할연금 지급 시점을 시행일 이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한 것은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지급특례 조항은 민법상 재산분할 청구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연금 형성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나 혼인 생활 중 협력해 취득한 모든 재산을 고려해 연금분할에 대해 달리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둬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산분할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나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이해관계와 실질적 공평에 부합하므로 지급특례 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새 공무원연금법 연금분할 제도 소급적용에 대해서도 법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신설된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은 원칙적으로 퇴직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하되 당사자들의 협의나 법원 판결에 의한 분할비율의 조정을 허용한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