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우리는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다”라며 “포괄적인 대응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미국이 중국과 국제 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이어간다면 중국은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지시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발표됐다.
상무부는 “미·중 경제 무역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싸우고 싶지 않다”라며 미국과의 무역 전쟁은 원치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무역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상무부는 “이번 중미 무역충돌은 미국이 초래한 것”이라며 “미국의 일방주의가 세계 다자주의에 맞서는 것이자 미국 보호주의가 세계 자유무역에 맞서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1000억 달러(약 106조9000억 원)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백악관은 성명서를 통해 “중국은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보다 우리 농민들과 제조업 근로자들을 해치는 쪽을 택했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전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개시했다. 중국 정부는 1300개 품목에 500억 달러 상당의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의 조치가 “심각한 무역 규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은 지난달 초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이 붙었다. 중국은 2일부터 미국산 128개 품목에 최고 25%의 관세를 붙이며 맞불을 놨다. 미국이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을 내놓자 중국이 다시 대두와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대한 추가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는 등 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