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긴축 신호가 선명해지면서 세계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긴축발작과 채권시장 버블 붕괴 불안이 고조돼 지난 5일에 이어 또 한차례 급락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4.15%(1032.89포인트) 급락한 2만3860.46로 마감했다. S&500지수는 3.75%, 나스닥지수는 3.90% 각각 하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달 고점 이후 10% 넘게 빠지면서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긴축 예고에 유럽증시도 급락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 지수는 1.49% 하락한 7170.69로 마감했다. 독일 DAX지수는 2.62% 급락한 1만2260.29로, 프랑스 CAC40지수는 1.98% 떨어진 5151.68을 기록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0.50%로 동결했으나 성명에서 ‘매파’적인 입장을 나타내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성명은 물가상승률을 의식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채권 금리 상승도 사흘 만에 재현된 뉴욕증시 패닉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2.88%까지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불안감이 계속 채권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디트릭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은 주식시장의 주요 관심사”라고 진단했다.
전날 여야 상원의원들이 2019년 9월까지 적용되는 장기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것이 이날 채권 금리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상원의원들이 합의한 예산안에는 세출 상한을 2년 동안 3000억 달러(약 327조3000억 원) 증액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1430억 달러, 내년 1530억 달러 세출 상한이 각각 늘어난다. 그러자 예상 증액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대규모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물량 부담에 따른 금리 상승을 유도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상원의 합의가 전방적인 재전 건정성에 위협을 주고, 채권금리의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NG인베스트먼츠의 리치 제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이 끝은 아니겠지만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