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동원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일침을 가해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훌륭한 국무장관인 렉스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렉스, 에너지를 아껴라.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 로켓맨’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직접 붙인 별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지는 트윗 메시지에서 “로켓맨을 잘 대해주는 것이 25년간 효과가 없었는데 지금이라고 왜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클린턴이 실패했고, 부시가 실패했고, 오바마가 실패했다.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트윗 메시지는 틸러슨 장관이 전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기자들에게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 채널을 갖고 있으며 북한에 대화 의사를 물어봤다는 발언 이후 나온 것이다. 그는 “우리는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고 대화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노선을 추구하는 틸러슨 장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며 미국 정부가 군사 옵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전임 정권에서 북한과의 대화·협상을 오랜 기간 지속했으나 결국 북한이 핵탄두 탄도미사일 보유국 문턱까지 근접해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의 북핵 해법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 당장 대북 대화를 하는 데 대한 회의적 시각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 수석 고문이었던 마이클 그린은 NYT에 “현재 협상을 위한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로선 북한이 핵무기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또한 현재 수준의 제제가 이들을 그렇게 유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