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가세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작년 대선에서 트럼프에 빼앗긴 유권자들을 되찾아오겠다는 의도에서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은 외국과의 불공정한 경쟁을 방지하고 미국 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담은 새 무역정책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로 표심몰이에 성공하자 민주당은 트럼프에 빼앗겼던 유권자들을 되찾아오고자 근로자들이 ‘혹’할 만한 정책들을 들고 나온 것이다. 주요 내용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외국인 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 일자리 회복이나 해외에서 미국으로 일자리를 되돌리는데 대한 세제 우대 등이다.
NYT는 마치 트럼프의 무역정책을 되풀이한 것처럼 트럼프 색깔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뉴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트럼프와 다른 것은 “그는 자유와 공정한 무역을 말하면서도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우리는 행동을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우리와 협력하기를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내놓은 정책은 트럼프가 내건 ‘미국 우선주의’보다 더 보수적 색채가 짙다는 평가도 있다. NYT는 2016년 대선 이후 무역에 대한 정치권의 논점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최근 수십년간 무역 증가를 강력하게 지지해온 반면 민주당은 세계화와 함께 불안한 평화를 만들었는데, 트럼프는 공화당의 신조를 뒤엎었고, 민주당은 보호주의적인 당의 원래 색깔을 되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NYT는 영국의 예를 들며, 미국 같이 선진국인 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한 것은 세계화가 세계를 부유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고 주장하는 무역 지지자들을 놀라게 했다며, 보호무역을 인정함으로써 많은 노동자들의 삶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가 피해를 반전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무역 전문인 뉴욕대의 로버트 호세 교수는 “나는 민주당이 공화당의 보호무역주의에 너무 완벽하게 뛰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슬프기도 하고 분노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그럴 듯한 경제 이론에 근거한 조치들을 내놔도 미국 노동자들의 상황을 개선하고, 불평등이나 미국 심장부에 집중된 사회·경제적 과제를 해결하진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이 내놓은 이번 정책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지지하고, 외국의 환율 조작에 대한 규제 등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의 슬로건인 ‘Buy American’처럼 납세자가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미국 재화와 서비스를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법률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태미 볼드윈(위스콘신)은 “중국과 러시아산 철강 등 외국 제품에 납세자들의 돈을 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