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분할을 앞두고 가상통화 시장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비트코인에 오는 8월 1일 새 거래 승인 규칙인 ‘세그윗(SegWit)’이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대부분의 가상통화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30일 비트코인 가격은 2.72% 급락했으며 이더리움이 4.6%, 라이트코인이 2.3% 각각 빠지는 등 다른 가상통화도 동반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은 31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가상통화 시장은 절충안이 나와 비트코인이 분열되지 않고 혼란이 수습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강제 분열을 주장하는 세력이 반격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플라이어의 미도리 가네미쓰 최고재무자(CFO)는 지난 23일 “혼란 해소의 첫 관문을 돌파했다”며 안도의 한숨했다. 비트코인 거래를 승인하는 새로운 규칙의 소프트웨어인 세그윗 활성화에 필요한 80% 이상의 지지가 확보됐기 때문. 분열 우려에 이달 중순 2000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도 최근 2700달러 안팎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비트코인 분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앞서 세계 최대 채굴업체인 중국 비트메인은 지난달 한국 시간으로 8월 1일 오후 9시 20분에 비트코인을 독자적으로 분열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중국 채굴업체인 비아BTC도 새 비트코인캐시를 비트코인으로부터 강제로 분열시킨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핵심 기술을 사용해 전자대장을 작성하고 이용자 전원이 이를 공유, 감시한다. 대장의 새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바로 채굴업체이며 사용자들은 이들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비트코인을 갖는다. 비트코인 이용 확대와 투기 머니 유입으로 전자대장 작성이 눈에 띄게 지연되면서 결제가 느려져 이를 해소하려고 등장한 것이 세그윗이다.
비트메인 등은 채굴을 통해 얻는 수수료가 줄어들고 자사가 보유한 특허로 만든 채굴을 위한 고속계산장치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이에 반발했다. 중국 세력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시장에서 3분의 2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하기 때문에 발언권이 강하다. 이들은 전자대장 자체를 확대하는 이른바 ‘하드포크’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가상통화 거래소들은 결함 방지책 모호 등의 이유로 이에 반대했다.
그러자 미국 투자자인 베리 실버트가 절충안을 제시해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다. 여전히 비트코인 분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일본 가상통화 거래소들은 8월 1일 입출금을 중단한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