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일본이 자유무역협정 성격의 경제연대협정(EPA) 합의에 임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EU와 일본은 1일(현지시간) 도쿄에서 치즈와 자동차 부품 등 민감한 분야에 대해 논의를 벌여 큰 진전을 이뤘으며 다음 주 EPA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오후 9시께 공식 협정 체결 없이 협상이 끝났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인 6일까지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EU는 EPA 체결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유무역주의를 거부하면 오히려 많은 무역 기회를 잃을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고 FT는 전했다.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인 세셀리아 말름스트룀은 “우리는 거의 다 왔다”며 “관계자들은 다가오는 수일간 나머지 세부 사항을 철저히 논의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G20 정상회의에서 지도자들이 동의하고 축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은 다소 신증한 반응을 나타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남아 있는 현안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회담 재개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날아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역시 합의가 가까워졌음을 시사했다.
유럽과 일본은 지난 2013년부터 EPA 논의를 벌여왔다. 지난해 12월 협상 타결이 임박해보였지만 다시 모멘텀을 잃었다. 그러나 양측은 일본의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유럽 관세를 철폐하고 유럽은 그 대가로 치즈나 고기 등 식품을 일본에 수출하도록 길을 여는 것에 동의했다고 FT는 설명했다. 말름스트룀 위원은 “거의 모든 품목에서 관세를 을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농산물 수출량이 세 배 늘어 전체 수출은 30% 이상 증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남아있는 주요 현안 중 하나는 투자보호다. 일본은 EU의 복잡한 투자법정 시스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철회 이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사실상 무너진 이후 EU와의 대규모 무역협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EU도 지난해 캐나다와의 협상이 실패로 끝나고 나서 일본과의 EPA 타결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