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미국의 대형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 홀푸즈마켓을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유통업체뿐 아니라 대형 식품 브랜드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은 지난 16일 홀푸즈를 137억 달러(약 15조5481억 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양사 간 경영진이 만남을 한 뒤 6주 만에 발표된 것이다. 아마존 관계자들은 아직 아마존의 전략이 완전히 정립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WSJ를 통해 전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마존이 홀푸즈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 인하를 압박할 것이고, 자체 상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식품 업계 전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의 제임스 톰슨 전 사업 개발 매니저는 “아마존은 홀푸즈의 운영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비용 절감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홀푸즈의 존 매케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달 초 자사 직원들에게 “아마존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이다”라며 “비용 절감과 가격 인하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홀푸즈의 동일점포 매출은 지난 21개월간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높은 가격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가 식품 브랜드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보뱅크의 니콜라스 페레데이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홀푸즈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한다면 대형 식품 브랜드들은 시장 점유율을 지금보다 더 잃을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몬델레즈의 지난 1분기 매출은 북미 시장에서 1.9% 감소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미국에서 3.5% 하락했고, 켈로그는 올해 매출 성장률을 마이너스(-) 3%로 전망했다.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최대 캔 수프 제조회사 캠벨과 식품업체 코나그라를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로 가장 타격을 받는 두 회사로 꼽았다. 캠벨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 감소했고, 코나그라의 매출 역시 4.8% 줄었다.
반면 양사간 합병이 식품업체의 큰 지각변동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스쿼해나파이낸셜그룹의 파블로 주아닉 애널리스트는 “아마존과 홀프즈가 결합해도 미국 식료품 판매량의 4%를 차지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가 미국의 대형 식품 회사들의 경쟁력을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