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중동 국가들의 단교 선언과 국경 폐쇄로 고립무원 처지에 놓인 카타르가 강한 경고장을 내놓았다.
알리 샤리프 알에마디 카타르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카타르가 유일하게 패배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1달러를 잃으면 그들도 1달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를 필두로 중동 8개국이 단교를 선언하면서 카타르는 위기에 빠졌다. 특히 카타르는 250만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라마단(이슬람의 한 달간 금식 기간)’도 겹쳤기 때문에 식품 사재기 등 혼란도 일어났다.
그러나 알에마디 장관은 “카타르는 잠재적인 경제적 충격에서 회복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풍부하다”며 “이전에도 우리는 멀게는 브라질과 호주로부터도 식품과 기타 상품을 수입했으며 계속 그렇게 할 수 있다. 터키나 극동 아시아 유럽에 이르기까지 카타르는 무역 파트너가 충분하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욱 수입 다각화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분열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라며 “이는 관련 국가 주민의 삶에 불편함을 끼치고 더 나아가 이들 국가 가계도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타르를 제재하면 사우디 등 상대국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사우디 등의 단교에 카타르 증시 도하지수는 지난주 7.1% 급락했지만 알에마디 장관은 금융시장 붕괴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시장의 반응을 이해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카타르의 외환보유고와 국부펀드가 보유한 자산은 국내총생산(GDP)의 250% 이상이다. 또 우리는 여전히 국가 신용등급이 ‘AA’로 전 세계 상위 20~25개국 중 하나에 속한다. 카타르는 우리 주위의 다른 나라보다 훨씬 상황이 좋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와 UAE 등은 지난 5일 카타르가 알카에다와 하마스, 무슬림형제단 등 극단주의 단체와 연계해 있으며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단교를 감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카타르가 수니파에는 ‘철천지원수’로 여겨지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번 단교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고립 상태에 빠진 카타르에 식량을 공수하고 자국 영공을 열어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