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정보·기술(IT) 분야의 차세대 주자로 자신이 세운 애플이 아닌 테슬라를 꼽았다.
워즈니악은 최근 블룸버그 캐나다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 충전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에 대해 “엄청나게 위험한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현재 최고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차세대 IT 리더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테슬라에 걸겠다”고 강조했다.
워즈니악은 2013년 처음 테슬라의 전기차를 구입한 후 아내에게도 사 줄 만큼 테슬라 마니아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테슬라에 호감을 가졌던 건 아니다. 그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콘트롤이 테슬라의 대형 터치스크린보다 인체공학적이라는 이유로 테슬라의 모델S 구입을 주저했다. 그러다가 “나는 기름 잡아먹는 차를 만들지 않는다”는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설득에 넘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테슬라 차를 주문하고 6개월을 기다려도 차가 나오지 않자 주문을 취소해버렸다. 그러다가 아내가 너무나도 테슬라 차를 원해서 결국 모델S를 다시 주문했다고 한다. 워즈니악은 작년 12월에 두 번째 테슬라차 ‘P100D’를 구입했다. 테슬라가 세상에 첫선을 보였을 당시만 해도 “테슬라는 시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무시했는데, 이젠 1927년 이래 처음으로 가장 성공적인 자동차업체를 만들었다며 머스크를 칭찬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워즈니악은 “일부 업체들이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데 작은 걸음을 내디뎠는데, 현재로선 테슬라가 가장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워즈니악은 머스크가 구상 중인 지하 터널 건설에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머스크는 올해 초 “교통체증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며 보어링컴퍼니를 설립하고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워즈니악은 “(머스크의 개발 제품은) 정말로 머스크 개인의 삶을 위해서 만든 것”이라며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이를 다룰 때 최고의 제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는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 전 CEO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잡스는 컴퓨터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디자인을 애플 컴퓨터에 도입했으며, 아이팟과 아이폰 등 단순하지만 우아한 형태의 전자기기를 개발했다. 다만 워즈니악은 자신이 세운 애플은 또 다른 변혁을 이끌기엔 이미 너무 커버렸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워즈니악의 꿈은 화성에 가는 것이다. 워즈니악은 지난달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1975년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을 때 자신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컴퓨터를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의 꿈은 화성에 가는 것”이라며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고 선구자로서 거기에서 커뮤니티를 시작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라고 했다. 테슬라의 머스크 CEO 역시 궁극적인 목표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우주벤처 스페이스X를 통해 그 꿈을 착실히 실현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