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국제화보다 수익성”…인도·남아공 철수하는 메리 바라의 뚝심

입력 2017-05-19 08:43 수정 2017-05-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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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바라 GM CEO. 블룸버그
▲메리 바라 GM CEO. 블룸버그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가 중대 결정을 내렸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장에서 연내에 철수하기로 한 것. 이미 유럽 자회사를 매각한 가운데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각축을 벌이는 유망 신흥시장에서까지 발을 빼기로 한 내막은 무엇일까.

18일(현지시간) GM은 인도 자동차 판매에서 연내에 철수한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GM은 또한 2015년 발표했다가 지난해 보류를 선언한 10억 달러(약 1조1230억 원) 규모의 인도 내 생산라인 추가 투자 계획도 결국 취소하기로 했다. 현지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수출용으로 전환한다. 현재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 탈레가온에서 운영 중인 제조공장을 수출 전용기지로 전환해 수출용 차량을 계속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구자라트 주의 할롤 공장은 이미 지난 4월 말에 생산을 중단하고 매각처를 찾고 있다.

GM은 또다른 신흥시장인 남아공에서도 철수하기로 했다. 인도에서는 일본 이스즈와 상용차 사업에서 합작해왔는데, 갖고 있던 합작사 지분의 30%를 이스즈에 넘겼다. 픽업트럽 사업도 이스즈 자회사로 넘긴다.

GM이 이처럼 과감한 결단을 내린 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흥국 시장을 둘러싸고 폴크스바겐, 도요타자동차,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더이상 승산이 없다고 보고, 아예 수익 비중이 큰 미국과 중국 시장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GM은 인도에서 ‘쉐보레’ 브랜드로 승용차를 판매해왔다. 그러나 GM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2016년도에 1%에도 못 미쳐 10위 이하로 추락했다. 인도는 중산층이 확대해 신흥국 중에서도 유독 성장이 기대되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거둔 성적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인도 내 승용차 판매가 2015년 대비 9%나 증가하며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에서도 GM의 판매는 21%나 줄었다. GM인터내셔널의 스테판 자코비 사장은 성명에서 “투자에 걸 맞는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철수 이유를 밝혔다.

바라 CEO는 이번 해외 사업 재편에 대해 “수익성 향상과 장기적인 성장 기회에 대한 투자다. GM은 세계에 있어서 적절한 시장에 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GM은 이번 개편을 통해 연 1억 달러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조조정 비용으로는 올 2분기에 5억 달러를 떼어놓을 방침이다.

GM은 2016년 세계 판매 대수가 약 1000만 대였으며, 그 중 70%를 미국과 중국이 차지한다. 3월에는 유럽 자회사인 독일 오펠을 프랑스 자동차 대기업인 PSA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GM과 도요타, 폴크스바겐(VW) 등 ‘1000만 대 클럽’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개발에 대한 투자 부담도 커져, 기업들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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