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 예정인 애플의 10주년 아이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8보다 속도가 더 느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IT 전문매체 씨넷(Cnet)은 음악이나 영화 감상, 인터넷 서핑 등에서 차세대 아이폰이 갤럭시S8에 상대할 만한 스펙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을 내놓은 배경에는 기가LTE가 있다. 씨넷은 아이폰8이 기가LTE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기가LTE는 최근 출시된 삼성 갤럭시S8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갤럭시S8에는 퀄컴의 최신 칩인 스냅드래곤835 프로세서가 탑재됐는데 이 프로세서에는 기가LTE를 지원하는 스냅드래곤X16 LTE모뎀이 장착돼 있다. 쉽게 말해 삼성 갤럭시S8는 4G LTE보다 최대 10배 빠른 속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애플이 삼성과 달리 아이폰에 자체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또 이 프로세서에 장착되는 모뎀을 퀄컴과 인텔 등 두 곳에서 동시에 공급받고 있다. 이 경우 여러 가지 가상 시나리오가 나온다. 씨넷은 우선 인텔이 내년까지 기가LTE 속도를 지원하는 모뎀을 공급할 계획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이렇게 된다면 애플이 인텔과 퀄컴 두 군데에서 모두 기가LTE를 지원하지 않는 모뎀을 구매할 수 있다고 씨넷은 지적했다. 과거 퀄컴은 애플이 인텔 칩 탑재 아이폰과 속도를 맞추지 위해 인위적으로 퀄컴 칩 속도를 낮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즉 인텔의 모뎀 사양에 맞춰 퀄컴으로부터 기가LTE가 지원되는 최신칩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은 올해 기가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나 일부 도시에서만 해당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때문에 애플이 당장 기가LTE 도입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퀄컴에서는 기가 LTE를 지원하는 모뎀을 구입하고, 인텔에서는 기가LTE가 지원되지 않는 모뎀을 사들여 아이폰8 성능에 차등을 둘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7 출시 때도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AT&T에 공급하는 아이폰7에는 인텔 모뎀을, 버라이존과 스프린트 공급용 스마트폰에는 퀄컴 제품을 탑재한 바 있다. 이에 미국 내수용에는 기가LTE를 지원하는 아이폰8을, 해외 판매용에는 기가LTE가 지원되지 않는 아이폰8이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이 전격적으로 기가LTE를 지원하는 퀄컴 모뎀만을 아이폰8에 사용하고 현재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는 아이폰7S 시리즈에 4GLTE 모뎀을 사용해 아이폰7S와 아이폰8의 성능 차이를 둘 가능성도 있다고 씨넷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