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 케빈 하셋 미국 기업연구소(AEI) 소장을 지난 7일(현지시간) 임명했다. 상원의 인준안이 처리되면 하셋 소장은 트럼프 정부의 첫 CEA 위원장으로 확정된다. CEA는 백악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기구다. 1946년 만들어졌고 대통령이 내놓은 경제 정책을 검증하고 정책을 보완한다.
하셋 소장은 보수적인 세금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고 CNN머니는 보도했다. 워싱턴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AEI 소장으로 있으면서 그는 월가와 학계의 신임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우파이긴 하나 강경한 보호무역 주의를 주장하는 스티드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나 국가무역위원회(NTC)의 피터 나바로 위원장과는 거리가 있다. 하셋 소장은 보호무역 대신 자유 무역 주의를 주장해왔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의 그레이그 밸리어네어 수석 전략가는 “하셋은 월가에 힘을 보탤 인물”이라며 “시장 친화적인 분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셋 소장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4% 성장에 대해서는 다소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연평균 약 2%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자신은 4%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런데 하셋 소장은 작년에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4% 성장을 약속하는 사람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면서도 “세제와 예산 부분에서 손을 대면 4% 성장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계와 정치권도 하셋 소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오바마 정부 당시 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펄먼도 “훌륭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정부 때 CEA 위원장이었던 글렌 허바드 교수는 “케빈 하셋은 트럼프 행정부가 주력하는 분야인 세제 개혁에 재능이 있는 경제학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허바드 교수는 “대통령이 항상 CEA의 관점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자들의 조언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셋 소장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컬럼비아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로 오랜 경력을 쌓았고, 미국 재무부에서 고문으로 근무했다. 1999년 ‘다우 3,6000’이라는 저서를 공동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