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북부에 있는 탄타 기독교 일파인 콥트교회에서 9일(현지시간) 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대형 폭발로 최소 25명이 숨지고 60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부 나일델타 가르비야 주의 주도 탄타 시내에 있는 마르 기르기스 콥트교회에서 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누군가가 교회 안에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대책을 강화하기로 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에 반발하는 과격파의 소행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은 부활절 직전 일요일인 ‘종려주일(Palm Sunday)’로 많은 성도들이 교회를 찾아 예배했다. 수도 카이로에서는 테러를 경계해 8일 밤부터 교회 주변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 보안이 비교적 허술한 지방 도시가 테러범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폭탄 벨트를 두른 사람이 교회로 들어간 후 폭발이 일어났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범행 방법은 명확하지 않다. 치안 유지를 위해 엘시시 대통령은 긴급 회의 소집을 명령했다고 한다.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조직 ‘무슬림 형제단’의 전직 간부는 한 언론에 “지난주 엘시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과 테러 대책에서 연계하기로 했다. 이는 극단 주의자에 대한 탄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엘시시 정권을 지원하는 콥트 교도가 표적이 됐을 것”이라고 이날 폭발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폭발 테러는 28~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집트 방문을 앞두고 발생해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직 무슬림 형제단 간부는 “이집트 기독교인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집트에서는 교회를 겨냥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도 카이로 등지에서 2건의 폭발이 일어나 콥트 교도와 경찰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