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해킹 전쟁에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맥도날드의 공식 트위터 계정이 해킹 당해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욕하는 트윗이 올라왔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약 1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맥도날드 공식 트위터에 이날 오전 6시께 “트럼프 당신은 정말로 역겨운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버락 오바마가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은 작은 손을 가졌다”는 트윗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트위터가 우리 계정이 해킹 당했다고 통보했다”며 “우리는 해당 트윗을 삭제하고 보안을 강화했으며 현재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해킹 공격을 당했다고 공식 표명하기 전에 회사 내 반(反) 트럼프 정서를 지닌 누군가가 행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이기도 했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만일 맥도날드의 누군가가 이런 해로운 트윗을 올렸다면 맥도날드 주가는 자사 햄버거처럼 나빠질 것”이라는 트위터 트윗을 남겼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로버트 기브스가 현재 맥도날드 부회장이자 글로벌 홍보책임자를 맡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맥도날드가 대통령을 공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유명 팝가수 저스틴 비버와 포브스 등 유명 트위터 계정 수백 개가 터키 국기로 초기 화면이 바뀌고 독일과 네덜란드를 나치로 칭하는 등 해킹 공격이 일어난지 하루 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기업 홍보담당자들에게 이런 해킹 공격은 재앙과도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마케팅 비중이 큰 식품업계는 잘못된 트윗 하나에 고객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갈 수 있어 더욱 치명적이다. 이날도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위터에서 맥도날드 보이콧(불매)을 벌이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 트럼프는 맥도날드 팬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전용기 안에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2002년 맥도날드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