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제조업의 미국 복귀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화답했다.
쿡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이 애플에 지니는 의미를 강조하면서 미국 내 생산과 부품 조달 확대를 시사했다고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애플이 미국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애플이 다른 곳에 있었다면 설립할 수도, 번영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미국에서 제조업을 포함해 200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미국 공급업체들을 위해 매년 500억 달러(약 56조5000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나라를 돕기 위한 더 많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애플 공급업체로는 아이폰 유리 스크린을 공급하는 코닝과 접착제 등을 납품하는 3M을 예로 들었다. 또 그는 “제조업을 넘어서 애플의 일자리 창출의 대부분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앱을 수출하는 140만 명의 앱 개발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쿡은 “2008년에 앱스토어 서비스가 시작되는 등 이런 일자리는 모두 10년도 안 돼 창출한 것”이라며 “이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쿡 CEO는 “사람들이 종종 제품이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곳에 주목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이 중국에서 조립되지만 실제로는 많은 부품을 미국으로부터 조달받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몇 차례나 애플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공장을 미국으로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도 “나의 진정한 업적 중 하나는 애플이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형공장을 짓게 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애플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은 지난달 22일 미국 내 액정패널 공장 신설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애플이 자사 공장에 투자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