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취임도 전에 내가 모든 일자리와 신규 공장을 미국으로 되돌려놓고 있으며 군수 물자 가격을 협상하면서 대규모 비용 절감도 이뤄냈다”며 “여러분은 지금 엄청난 대박을 보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까지 기업들로부터 약 115만 개의 일자리 약속을 받아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트럼프의 지목을 받든, 받지 않든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날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향후 수년에 걸쳐 미국 공장에 10억 달러(약 1조164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일자리 1000개를 창출하거나 유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GM이 트럼프의 협박에 사실상 백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GM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포드를 비롯해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도요타 등 멕시코에 공장 설립 계획이 있거나 건설 중인 기업들도 ‘알아서’ 미국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반면 독일 BMW는 멕시코 공장 계획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트럼프의 협박에 백기를 든 것은 자동차 업계뿐만이 아니다. 이날 월마트도 미국에서 68억 달러를 투자해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고, 독일 화학 회사 바이엘 역시 미국 종자업체 몬산토 인수를 앞두고 미국에 8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내놨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높은 가격을 문제 삼아 곤욕을 치른 보잉도 이날 트럼프 측과 2차 면담을 통해 생산 단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차세대 전투기 ‘F-35’를 만드는 방산업체 록히드마틴도 트럼프의 ‘가격 트집’에 굴복하고 가격 인하책을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 기업 때리기가 가속화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기업경영 간섭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