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도덕성과 염치가 있다면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이전에라도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8일 오후 SBS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은 헌법적, 법률적 책임만 지는 것이 아니고 정치적, 도의적 책임도 있다"며 "이런 비상한 리더십 부재의 상황에서 대통령이 고집과 독선을 계속한다는 것은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이미 검찰 수사와 청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헌재가 시간을 오래 끌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닉슨 미국 대통령도 탄핵이 시작되면서 스스로 물러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는 가결을 확신했다. 박 시장은 진행자가 탄핵안 부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자 "지금 새누리당도 이미 심판의 대상이 돼 있는 상황"이라며 "비박 뿐 아니라 친박도 태도가 많이 변하고 있다. (탄핵안) 통과는 문제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 촛불집회에 나가지 않은 시민이 더 많지 않으냐는 말도 한다'고 진행자가 묻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득권 질서, 낡은 정치 체제에 대한 분노와 반감은 하늘에 사무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새롭게 설계하는 일에 필요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진행자가 세간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고구마', 이재영 시장을 '사이다'로 비유하는데 박 시장 스스로 무엇에 비유할지를 묻자 "일부 시민들이 저를 묵은지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사이다만 가지고 배를 채울 수 없고, 고구마만 먹을 수도 없다"면서 "인구 1천만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이끌어 왔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안정감이 있다는 판단 같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