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의 할리우드 공략이 제동에 걸릴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할리우드를 비롯한 여러 산업 분야에 대한 중국 기업의 공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잭 루 재무부 장관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마이클 프로먼 대표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다롄완다그룹과 같은 중국 기업들의 미국 업체 인수가 중국 정부의 이익에 맞춰 조정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슈머 대표는 “일련의 인수가 중국 정부의 전략적 목표를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적었다. 해당 서한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끄는 새 행정부가 중국 기업의 M&A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슈머 대표는 “2017년 새 의회에서는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감독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완다그룹과 미국 자회사는 지난 몇 년간 엔터테인먼트 기업 M&A를 통해 세계 최대 극장 사업체로 급부상하게 됐다. 완다그룹은 26억 달러에 미국 극장체인업체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를 인수했고 35억 달러에 영화제작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10억 달러 규모의 할리우드 TV콘텐츠제작사 딕클라크프로덕션 인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슈머 대표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자국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재검토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슈머와 같은 민주당의 고위인사와 트럼프 당선인 모두 중국기업의 M&A에 비슷한 의견을 보인다면 그간의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국 투자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우려는 현재 할리우드 업계에 국한된 상태지만 이러한 우려가 다른 산업에도 확산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에 대한 해외투자 흐름에 찬물을 끼얹게 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