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을 갉아먹었던 주가연계증권(ELS)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번엔 채권에서 1조 원 넘는 순이익 감소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채권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3분기(7~9월) 증권회사 55곳의 당기순이익이 5744억 원으로 전 분기(6214억 원)보다 7.6%(470억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조 80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누적(2조 9212억 원) 금액보다 38.1%(1조 1133억 원) 줄었다.
이번 분기 손실의 주범은 수수료 수익 감소와 자기매매에서 채권 손실이다. 3분기 수수료 수익은 1조 8886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5.2%(1033억 원) 줄었다. 자기매매에서는 전 분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조 3883억 원 이익이 났다. 주식 관련 이익은 3배 가까이 늘어 1107억 원을 보였다. 하지만, 채권 관련 이익은 6699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무려 60.5%, 1조 269억 원 줄었다. 금감원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국고채 등 채권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평가이익이 전 분기보다 8255억 원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 상반기까지 증권사 순이익을 갉아먹었던 파생상품에서는 6077억 원 이익을 기록, 흑자로 전환했다. 전 분기 적자보다 169.6%(1조 4803억 원) 늘어난 규모다. ELS의 기초지수인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등이 상승하면서 조기 상환이 늘었고 헤지 운용 환경도 개선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식·채권 등 자기매매 손익에 포함된 헤지운용 손익까지 계산한 파생결합증권(ELS·DLS) 관련 총 손익은 132억 원으로 전 분기 적자에서 1413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3분기 말 기준 증권회사의 자산총액은 392조 원으로 전 분기보다 0.7%(2조 6000억 원) 줄었다. 현금과 예치금이 4조 7000억 원 감소했지만, 채권 보유액은 3조 3000억 원 늘었다. 전 분기보다 예수부채와 환매조건부채권(RP)매도는 각각 1조 7000억 원, 9000억 원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부채 총액은 1.1%(3조 9000억 원) 감소한 344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증권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71.8%로 전 분기보다 24.3%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신흥국 경기 불안 등 잠재 위험 요인이 시장 지수의 동반 악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현재 증권회사들이 순자본비율 제도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건전선 비율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