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내년도 코스피지수 등락 범위(밴드)를 집계한 결과, 예상 밴드 평균은 1900~2260포인트로 나타났다. 코스피 밴드 하단은 1860, 상단은 2350이었다.
현재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리스크와 미 금리인상 우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2000선 아래를 맴돌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에 지나친 저평가 우려가 반영된 상태라고 지적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지난해에도 미국 금리인상이 재개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재앙이 찾아올 것이란 공포가 팽배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올 들어 세계경제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면서 “추가 금리인상을 시행하더라도 여전히 저금리 환경이란 틀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간 흐름은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실적 모멘텀이 확대되면서 코스피에 숨통을 틔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는 올 상반기 기저효과와 삼성그룹 등 지배구조 이슈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실적 레벨업이 확인되고 주주환원 강화가 맞물리면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사상 첫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증시가 박스피를 벗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하면 관련 주가가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승 여력을 키울 것으로 분석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 팀장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0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어 현 주가 대비 20~30%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면서 “실적 달성에 따라 지수를 100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속되는 정치 이슈로 글로벌 차원의 재정정책 공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신흥국 증시의 불이익을 우려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점진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구조적인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코스피 밴드를 1860~2210으로 제시, 보수적으로 봤다.